피규어 수집은 서로 존중이 필요하다
피규어 수집은 혼자 하는 취미다
피규어 수집은 기본적으로 혼자 하는 취미다.
구매한 피규어를 가지고 모여서 팀플레이를 하는 것도 아니고, 함께 즐기는 스포츠도 아니다. 철저히 혼자 사고, 혼자 개봉하고, 혼자 전시하고, 혼자 만족하는 취미다.
물론 커뮤니티나 SNS에서 정보와 생각, 컬렉션을 공유할 수는 있다. 어떤 사람은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혼자 즐기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컬렉션을 공유하며 다른 사람들과 소통한다.
둘 다 장단점이 있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혼자 하는 수집의 장점이 아니라, 커뮤니티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이다.
커뮤니티에는 비교가 생긴다
기본적으로 남자들은 자랑하는 것을 좋아한다.
피규어가 아니더라도 어느 취미든, 어느 커뮤니티든 자랑은 자연스럽게 존재한다.
예를 들어 탁구 동호회라면 누가 가장 부러움을 받을까? 당연히 실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일 것이다.
그렇다면 피규어 수집은 어떨까?
아마 가장 비싸고 많은 컬렉션을 가진 사람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앞선 글에서 이야기했던 "결국 다 레진으로 가게 될 겁니다."라는 말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커뮤니티가 커질수록 비싼 컬렉션일수록 관심을 받고, 저렴한 컬렉션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생기기도 한다.
돈을 자랑하기 위한 커뮤니티는 아니지만, 결국 돈이 좋아요와 부러움, 그리고 존경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비싼 것을 사면 좋아요를 많이 받고, 저렴한 것을 사면 은근히 무시당하는 분위기를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같은 취미를 하는 사람을 무시할 필요는 없다
성숙한 어른이라면 같은 취미를 즐기는 사람을 무시하거나 비교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결국 여러 수집 라인이 한 공간에서 공존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비슷한 취향끼리만 모이게 되고, 커뮤니티는 점점 나뉘게 된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다른 수집 라인을 무시하는 문화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피규어 수집가는 생각보다 너무 적다
사실 피규어를 수집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실제로 피규어를 꾸준히 수집하는 사람은 훨씬 적다.
무작위로 지나가는 20~40대를 붙잡고 물어본다면, 만화, 애니 덕질을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덕질하는 사람을 찾았다면 그중에서 다시 피규어를 수집하는 사람은 10명 중 1명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 정도로 적은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피규어 커뮤니티다.
그런데도 "왜 내 주변에는 피규어 수집하는 사람이 없을까요?"라고 불평하면서, 막상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하기는커녕 컬렉션을 무시하거나 비교하는 것은 참으로 웃긴 일이다.
우연히 수집하는 사람을 만나면 반가워야 정상이다.
서로의 수집을 존중하자
나는 모든 사람이 같은 피규어를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집 라인에도 호불호는 당연히 존재한다.
레진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경품 피규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스케일 피규어만 모으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모으느냐가 아니라, 왜 그것을 좋아하느냐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라인이라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몇 년 동안 모아 온 소중한 컬렉션일 수도 있다.
피규어 수집은 경쟁이 아니다.
비싼 컬렉션이든, 저렴한 컬렉션이든, 주류든 비주류든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모으는 취미다.
그 취향만큼은 서로 존중해 주는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오래 즐길 수 있고, 커뮤니티도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